최준석 역
나무심는사람

부제가 '아메리카 인디언 멸망사'입니다. 보면 아시겠지만, 전혀 과장된 표현이 아닙니다.
미국인들이 서부 개척시대라고 하는 1860~90년대의 기간동안 주인없는 땅이라고 묘사하던 그 개척지에 살고 있던 선주민인 인디언들의 몰락의 역사를 그린 책입니다. 1970년에 나온 책인데 이번에 다시 나온 듯. 저자가 2002년에 쓴 글이 있군요.
대통령을 큰아버지, 장군을 대전사, 남북전쟁을 푸른외투와 회색외투의 싸움 등으로 표현하는, 인디언의 관점에서 쓴 책입니다. 30% 세일이라고 하기에 구입하였고, 표지의 인디언 그림이 매우...끌리더군요. 확실히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습니다. 들고다니기에도 좋은 크기였고...
그러나, 내용은 즐거움하고는 아스트랄한 거리를 가지고 있는 내용들입니다. 초강력한 미합중국이라는 세력에 대항하여 인디언들이 요구한 것은 '우리 그냥 우리 땅에서 살게 해줘~' 라는 소박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백인들은 기름진 땅에 인디언이 주저앉아 있는 것을 그냥 보지 못하였으며 좋은 부분을 갈라먹고 일부만 불하하는 조약을 맺은 경우더라도 땅욕심이 더 난다던가, 인디언 영역에서 귀금속이 나오면 태연히 약속을 어기고 뛰어들어가 인디언을 쫓아내고 땅을 차지했습니다.
인디언 입장에서는 정말 싸워도 보고 조약도 맺어보고 양보도 해보고...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몇 번의 승전도 있었으나 국가의 강대한 무력에는 결국 굴복할 수 밖에 없었고, 강자의 양심을 밑고 체결한 약속들은 강자의 편의에 따라 간단히 무시되었습니다.
"백인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약속을 했다. 그러나 지킨 것은 단 하나다. 우리 땅을 먹는다고 약속했고, 우리의 땅을 먹었다."는 인디언 추장의 표현 그대로입니다. 인디언 입장에서 책을 읽어가다 보면 정말 딸린 부족들만 없으면 그냥 죽어버리는 것이 편할 정도의 궁지에 몰린 처지를 매 장마다 볼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할 말이 없더군요. 어쩌면 백인들은 인디언들을 절멸시켜버리는 것이 목적이었을 겁니다. 쉐리던 장군의 "좋은 인디언은 죽은 인디언이다." 라는 말이 그냥 뱉은 말이 아닌 상황이더군요.
쓸모있는 땅과 자원은 모두 차지한 백인들은 선주민인 인디언들을 보호구역이라는 미명을 가진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땅에 몰아넣었고, 빈약한 지원과 가혹한 환경 아래에서 많은 인디언들이 그 안에서 죽어나갔습니다. 그나마 이들을 이해하는 소수의 사람 - 실제 인디언과 접하게 되면 부정적인 관점을 가진 사람도 그 관점을 바꾸게 되는 일이 여럿 있더라는 - 들의 노력도 이런 인디언들에게 알량한 물자를 비싸게 팔아먹고 그 이문을 착복해먹는 사람들의 힘에 의해 좌절되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인권 - 노예해방전쟁이라는 남북전쟁 후에도 인디언은 시민권을 부여받지 못했다는군요 - 과 정의를 외치는 미국의 위선적인 과거의 한 때를 볼 수 있었습니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편인데, 아마 이만한 탄압과 절멸의 정책은 정말 드문 경우라고 보여집니다. 또한 상대와의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을 약자에게 강요하는 짜증나는 강자의 횡포 또한 볼 수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미국의 모습은 이 때와 크게 달라진 것 같지도 않아보입니다. 한국에서 가끔 벌어지는 주한미군과 관련된 일들이 예사롭게 보이지가 않는다고나 할까요.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개정판 서문
머리말
1. 그들의 태도는 예의바르고 훌륭하다
2. 나바호족의 긴 행군
3. 작은 까마귀 전쟁
4. 샤이엔족아! 싸움이 임박했다
5. 파우더 강 침입
6. 붉은 구름 승리하다
7. 좋은 인디언은 죽은 인디언이다
8. 작은아버지 도네호가와
9. 코치스와 아파치 게릴라
10. 캡틴 잭의 시련
11. 들소 구출 전쟁
12. 검은 언덕 사수전
13. 네르페르세족의 탈주
14. 샤이엔족의 엑소더스
15. 선곰, 사람이 되다
16. 유트족도 가라
17. 아파치 추장의 최후
18. 망령의 춤
19. 운디드니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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