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스펙터클하다면 어지간한 것은 용서된다는 입장에서 보러 갔습니다.
적어도 그리 좋지 않은 평가들을 주로 듣고 간 것 같은데... 그래서그런지 역시나 기대이상이더군요. 안 좋은쪽으로 귀를 열고 가야 만족도가 더 오른다는...

영화 분위기는 깔리는 음악까지 고려해서 글라디에이터 + 반지군주였습니다.

찬조출연


줄거리는...
원전이라는 일리아드 자체가 어지간히 늘어지는 이야기이다 보니, 상영시간이 2시간 반이나 됨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스피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리아드와의 차이가 상당히 되어보이던데, `신`이라는 요소가 빠져버린 이상 이 정도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리아드와의 차이에 자체에 대해서는 그리 불만은 없습니다. 각색이라지만 어차피 일리아드도 문학작품일 뿐이니말이죠. 차라리 실제는 이랬다 정도로 이해하면 되지 않을라나. 사족을 달면, 철딱서니 없는 신들이 날뛰는 일리아드도 지금 생각해보면 그리 매력적이어보이지는 않습니다 뭐.
불만이라면, 좀 더 재미있게 구성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후반부는 스피디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따분한 기분이 드는 것이 여엉... -_-;

장면에 대해서는...
대략 지금까지 본 영화중에서 떼거리씬&개싸움씬 가장 잘 찍었다에 한 표.
반지군주가 또 끌려나오는데... 근접전 면에 있어서는 사람 대 사람의 전투이니만치, 이 쪽이 더 그럴듯하게 찍었다고 보여지며, 사족을 달자면, 근접전밖에 보여줄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어설퍼보여 실망을 엿먹였던 `마스터 앤드 커맨드`보다야 천만배 낫습니다.

가까이서도 원츄


사람들만 나와 평면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원거리 군중 러쉬 신도 이 쪽이 더 멋있어보이더군요. 초반부 트로이 성 앞에서 그리스군이 돌진하는 장면을 공중에서 찍은 장면을 보면서 진짜 사람들 개떼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더불어 집단정면돌격이 특기인 그리스 중장보병의 묘사는 잘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충격력이 느껴지더군요.

멀리서도 원츄


배역에 대해서는 ...
대다수 분들의 의견이 일치하는 것 같지만, 헥토르 역을 맡은 에릭 바나(맨 위 포스터의 사진)의 연기가 가장 인상적이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입니다. 영화도 고대사극이고 배우도 호주출신이라고 하니 러셀 크로 생각이 절로 나더라는.
이전 출연작 중에 헐크는 안 봐서 모르겠고, 블랙호크다운은 사람이 튀는 영화가 아니다 보니 누가 누군지도 모르니, 누구라고 해도 잘 모르겠더군요. 함 돌려봐야 할 듯.
일리어드에서의 헥토르는 신에게 휘둘리는 철딱서니없는 캐릭터였던 것 같은데, 영화에서는 냉정하게 사고하여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안 좋은 상황을 수습하려고 하지만, 운명에 버림받은 - 신이 등장하지는 않는데, 운명의 신은 스크린 밖에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불우한 인간의 캐릭터이더군요.
설정이 가장 매력적으로 바뀌어버렸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역을 맡았다니, 배우의 복인 듯.

그 밖에라면 아가멤논 역의 `브라이언 콕스`와 오디세우스 역의 `숀 빈` 정도가 눈에 들어오더라~ 싶을까나요. 브라이언은 그리 비중있게 나오지 못하는 배역임에도 불구하고 존재감이 제법이더군요.

오빠 멋좽이~ 한 악의 칼잇수마 하던 배역


관련 자료를 검색하다가 `뉘른베르크`듭드가 눈에 들어오던데... 이런 악의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분이 `철의 사나이` 헤르만 괴링 역이라니... 딱입니다 - 듭드 구매다.

솔직히 대부분의 주역들이 각자 한 명성 하는 배우들이다보니, 다 자신의 역할이야 충실하게 소화를 하기는 했지마는, 배역의 설정에 따라 지워진 한계만큼 보여질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부족하거나 거슬리는 점에 대해서 배우탓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사실 에릭 바나도 연기를 잘 한다기보다는 맡은 역할이 돋보이는 역할이어서 그렇게 보이는 게 아닌가 싶죠. 말 많은 올란도 블룸도, 꼴볼견으로 보였다는건, 그만치 역할을 잘 소화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역할이 원래 그런건데 뭐.

그리하여, 결론은...

줄거리는 볼짱 다 본 만치 심심하고... 스펙터클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다 보여준 게 아니냐... 싶으며, 집쥔의 경우에는 어차피 후자에 촛점을 맞추고 들어갔기 때문에 만족이라네... 가 되겠습니다.

멀리서도 원츄

다시금 반복하는데, 따악 바로 위의 저 스샷이야말로 영화의 매력이자 주제이자 보러 온 동기.

첨언1)
씨네시티 5관에서 봤는데 오됴가 가끔 끊기더군요 - 우리 동네 극장도 안 그러던데.

첨언2)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전투의 기술적인 면에 대해서 이야기해볼작시면...
그리스군은 뭘 밑고 비탈 아래의 바닷가에 진을 쳤는지 모르겠습니다. 퇴로도 없고, 싸울때 보면 아시겠지만 올라가서 싸워야 하는데 난감해보이더군요. 전투 2일째의 트로이 공성전에서도, 성을 어떻게 기어올라가려고 한건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3천년 전 옛날사람들이야 새대가리겠지 뭐~ 하면 할 말 없기는 합니다마는.

첨언3)
리들리 스콧도 첫 작품인 블레이드 러너 뒤에 그만큼 매력적인 작품을 찍지 못하더만...
볼프강 페터슨도... 초반 작품인 `끝없는 이야기`와 `Das Boot`뒤에 그리 매력적인 작품은 별로... 네요. 스콧보다야 그럭저럭 재미있게는 찍습니다마는... 흡족할만한 작품은 그닥...

첨언4)
블랙호크다운이야기가 끌려나와서 좀 떠벌여볼작시면...
지금 이라크에서 피보고 있는 미국을 보면서, 소말리아에서 다 경험한 일인데 왜 또 당하고 있는지 - 이번에는 전국적으로 - 모르겠더군요.
어여 짐싸서 나가는 것 외에는 별 대안이 없어보이는데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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