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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943년 이후의 독일 해군 - 발트해

 

   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발트해는 유틀란트 반도가 가로막고 있는 내해이고, 반대편의 소련군측은 해군세력이라고 할 만한 세력이 그리 변변치 않았기 때문에, 대서양 쪽보다는 그래도 수상함들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다가, 러시아 잠수함의 활동을 막기 위해 독일 해군은 1943년 봄에 핀란드만을 해저까지 내려가는 철망을 쳐서 완전히 봉쇄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적에게 큰 방해는 받지 않고 받지는 않고 수상함정들은 발트해를 통한 스웨덴으로부터의 철광 수입, 육군으로의 병력, 물자 수송의 엄호 임무 등에 투입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세는 악화되었고, 동진해 오는 소련군을 저지하기 위하여 육군을 도와 지상 지원 함포사격을 한다던가, 인원 이송이나 고립된 부대로의 물자 이송, 그리고 부대의 철수 등, 소요는 점차 증가하였고, 이를 감당하기 위해 퇴역했던 수상함정들이 다시 취역하여 나름대로 매우 바쁜 활동을 하게 됩니다. 1944년 9월 핀란드의 항복은 앞에서 말한 대잠망의 유용성을 상실케 하여, 소련 잠수함들이 다시 발트해에서 활동하게 되었고, 이는 9월 26일 이후로, 스웨덴에서 발트해를 통해 수입되어 오던 철광석의 공급이 끊기는 원인이 됩니다.

   마지막에는 고립된 동부 지역의 군대와 피난민을 서방측 점령지구로 이송하기 위한 격렬한 수송활동도 벌여 나갔으며, 그 와중에 피난민을 실어 나르던 '빌헬름 구스트로프호', '고야호', 병원선 '스토이벤호'의 참극 또한 목격해야만 했습니다. 또한 탑승할 함정이 없는 해군 부대는 전쟁 막바지에 육군 부대에 편입되어 지상에서 진공해오는 소련군과 맞서 싸우기도 합니다.

 

대형 수상함들의 마지막

   전반적인 해군의 모습에 대하여 (어쩌다) 적게 되었는데, 그 동안 활약했던 대형 수상함들의 마지막 모습들을 개별적으로 간략하게 쳐 보면...

   순양전함 그나이제나우(Gneisenau)는, (아시다시피) 영국해협을 통과한 후에 킬 군항에 입항한 상태에서 1942년 2월 26일과 27일, 영국 공군의 2차에 걸친 폭격을 얻어맞고 크게 파괴되어 버립니다. 계획대로 38cm 주포로 개장을 위한 - 그런 이유로 떼어진 28cm주포는 대서양 장벽을 위한 요새용으로 전용되었고, 노르웨이에 아래 사진과 같이 하나 남아 있다고 합니다그랴. - 공사가 진행되었기도 하였습니다.

 

현재는 기념관으로 쓰이고 있다는 그나이제나우의 28cm주포탑(--)

 

   그러나 피해 복구를 위한 견적과 효용성을 따져 본 이후에 (그 사이에 아다시피 해군에게는 피바람이 불었지요--) 이루어지지는 못하고 1943년 공사가 중지된 상태에서, 항구에 계류되었다가, 1945년 3월 27일, 소련군의 진격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텐하펜 항 봉쇄를 위해 자침하였고, 1947년에 해체되었습니다. 비참한 최후라고밖에 할 수 없군요.

 

봉쇄를 위해 자침-_-한 그나이제나우의 모습-_-

 

   포켓전함 뤼초우(Lutzow)는, 바렌츠 해 해전 이후에 발트해로 들어와서 스웨덴의 철광석 호송이라든가, 바다 연안을 따른 독일군의 철수작전 엄호 등의 임무를 수행하다, 1945년 4월 16일 카이저파르호트 운하에서 주저앉은 것을 건져 끌고 와서 쉬비네문데에서 해안포대로 사용하였습니다. 진격해오던 소련군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함포사격을 하던 중, 5월 4일 영국 공군의 공습에 큰 피해를 입고 5월 16일 자침합니다. 대전 후 1947년 9월에 소련군의 무기실험 표적으로 사용되어 발트해에 영원히 수장당하게 됩니다.

   포켓전함 아드미랄 쉐르(Admiral Scheer)는 전쟁 초반 대서양 작전 이후에 독일로 돌아왔다가 바렌츠 해 전투의 여파로 1943년 1월에는 퇴역합니다. 그러다 급박한 전황으로 1944년 10월에 다시 취역하여 뤼초브와 같이 발트해에서 지상군의 활동을 보조하는 임무를 수행하다가 1945년 3월 쉬비네뮌데에서 연합군의 공습을 당하여 크게 손상당해 수리를 위해 킬 군항으로 이동한 상태에서 4월 9일 공습을 받고 전복된 상태에서 종전을 맞습니다. 그 후 1947년 폐기됩니다.

   중순양함 아드미랄 히페르(Admiral Hipper)는 바렌츠 해 전투 다음 1943년 1월 24일 응급수리를 마치고 완전한 수리를 위해 2월 7일 킬 군항에 입항합니다. 28일 빌헬름스하펜으로 옮기는 명령을 받은 상태에서, 히틀러의 명령으로 수리가 중지되고, 견인되어 끌려가 4월 17일에 필라우에 도착합니다. 10월 18일 완전한 수리명령이 떨어졌고, 1944년 4월 30일에 재취역하나, 애물단지였던 3번 보일러는 완전히 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포격 임무에도 투입되지 않고 훈련함으로 쓰이던 중에, 1945년 1월 1일 고텐하펜항에 입항하였다가, 소련군의 진격에 의해 킬 군항으로 이동합니다. 5월 3일 킬에서 영국 공군의 공습을 당하여 크게 손상을 입은 후 1945년 5월 자침합니다. 이후 남아있는 구조물은 후에 영국으로 옮겨져 해체됩니다.

 

중순양함 아드미랄 히페르의 박살-_-난 모습-_-

 

   중순양함 프린츠 오이겐(Prinz Eugen)은, 1943년 초 대서양으로 2번의 진출을 시도하였다가 포기하고, 1944년 중순까지 훈련함으로 발트해에서 사용됩니다. 1944년 8월 19일 전진해오는 소련군을 저지하기 위한 포격 지원용으로 리가만에 나아가 작전을 하던 중, 10월 15일 경순양함 '라이프치히(Leipzig)'와 충돌하여 함수를 날려먹고 회항하여 수리를 받습니다. 이후 포격지원부대에서 활동하다 1945년 5월 7일 코펜하겐에서 영국군에게 항복합니다. 1945년 12월에는 미군 함정으로 소속이 바뀌게 되었고 1946년 7월 25일에 비키니 제도에서 원폭 실험용 함정으로 쓰이게 됩니다. 두 차례의 원폭 세례에도 불구하고 용하게 살아남아 예인되었으나... 결국 1946년 12월 21일에 예인되어가던 중 상태가 급속히 악화되어, 해안에 좌초시키려고 하였으나, 결국 다음 날 침몰하여 최후를 맞았습니다.

 

원폭 실험을 기다리고 있는-_- 중순양함 프린츠 오이겐

 

   구식전함 슐레지엔(Schlesien)은 바렌츠 해 전투 이후 퇴역한 다음, 역시 급박한 전황 때문에 다시 복귀하여 발트 연안을 따른 후퇴작전에 동원되었다가 1945년 5월 3일 폼메라니안 근처 해변에서 기뢰에 피폭되어 주저앉았고, 이후 살아남은 함포로 소련군의 진격 저지 포격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위치에서 종전을 맞고, 전후 1949~1957년에 걸쳐 해체됩니다.

 

기뢰에 피폭되 주저앉은 구식전함 슐레지엔

 

   구식전함 슐레스비히-홀슈타인(Schleswig-Holstein)은 (역시) 바렌츠 해 전투 다음 퇴역, 이후 고텐하펜에서 계류되어 수리를 받다가, 1944년 12월 18일 영국공군의 공습을 받아 폭탄 3발을 맞고 큰 피해를 입고 1945년 3월 21일에 소련군에게 넘겨지는 대신에 자침을 하였습니다. 그 후 소련군이 건져가서 표적함으로 사용되다가 1956년 핀란드해 밑바닥으로 가라앉아, 아직도 거기에 있다-_-고 합니다.

   그 밖에 건조가 중단된 항공모함 그라프 체펠린은 발트해에서 소련군 실험용 표적으로 쓰입니다.

 

해군 지휘관 2인의 마지막, 마무리.

   에리히 레더 제독은 1946년의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복역 중, 1955년 건강상의 이유로 보석으로 석방되어 1960년에 사망합니다.

 

전후, 뉘른베르크 전범재판, 뒷줄 왼쪽이 되니츠 제독, 그 옆이 레더 제독

 

   후임 해군 사령관이 된 칼 되니츠 제독은, 1945년 4월 30일 히틀러가 베를린 지하벙커에서 남긴 유언에 따라 독일 총통의 자리에 오릅니다. 5월 8일 전군의 항복을 명령한 다음 5월 23일 연합군에 체포, 역시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그다지 혐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10년형을 받게 됩니다. 이 판결에 대하여, 영국의 유명한 군사전문가 '리델 하트'경이, "잠수함부대를 너무 잘 편성해서 연합군을 애먹인 죄."라고 촌평을 하였다고 합니다. 1956년에 만기 출소하여 조용히 은둔생활을 하다가 1980년에 사망합니다.

   이후 독일 해군은 나토 체계에 편입되어 연안형 잠수함과 고속정 중심의 소형 해군이 되어 냉전기간을 보내다가 근래 들어 경제력에 알맞는 군사력을 요구받아 대형함들을 차례차례 건조, 최근에는 작센급 이지스 프리깃함을 건조하고 있는 중이라고 하더군요.

   독일은 하튼 해군과는 지독하게도 연이 없는 국가라는... 이야기로 마무리될까요. 평가를 내릴 처지는 못 되지만, 태생적 악조건 하에서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역할을 했다고 보여지고, 또 뭐, 찾아보면, 인기도 그럭저럭 없지는 않는 것 같아 보인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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